블록체인 기술은 단순히 암호화폐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가진 탈중앙화라는 근본적인 특성은 기존의 법과 제도에 심각한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최신 보고서는 이러한 블록체인의 복잡한 양상과 법적·정책적 과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합니다.
블록체인의 진화와 법적 딜레마
블록체인은 본래 중개자 없는 P2P(Peer-to-Peer) 협업을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탈중앙화 금융(DeFi), 디지털 신원 증명, 공급망 관리, 분산형 인공지능(AI) 등 적용 범위를 무한히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블록체인이 기술적 혁신을 넘어 사회·법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기존의 거버넌스, 책임 소재, 규제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기술적인 탈중앙화는 달성되었지만, 실제 거버넌스는 핵심 개발자, 검증자, 대규모 토큰 보유자, 인프라 제공자 등 소수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블록체인이 ‘알레갈(alegal, 법 외적)’ 영역으로 간주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법원과 입법부는 블록체인 시스템이 인간 행위자 및 기관과 교차하는 지점에서 점진적으로나마 법적 권위를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최근 Mango Markets, Uniswap, Tulip Trading, Tornado Cash와 같은 주요 사건들은 개발자 책임, 스마트 계약의 법적 지위, DAO(탈중앙화 자율 조직) 처리 방식에 대한 아직 정립되지 않은 법리적 논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규제 당국의 네 가지 대응 전략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규제 접근 방식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 관찰적 접근은 기술의 발전 추이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집행을 통한 규제는 법 집행 기관이 기존 법규를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입니다.
셋째, 선제적 입법은 유럽 연합(EU)의 MiCA(Crypto-Asset Markets Regulation)와 같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시장을 체계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법률 제정입니다.
넷째, 완전한 금지는 일부 국가에서 채택하는 극단적인 방식입니다.
이 모든 전략은 블록체인의 분산화된 구조와, 명확한 규제 대상이 되는 식별 가능하고 영토에 기반한 중개자를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법체계 간의 근본적인 긴장 관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코드와 법 사이의 균형점 찾기
블록체인 기술을 규제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은 이미 사실상 끝났습니다.
이제 핵심 질문은 어떻게 하면 블록체인이라는, 규제에 필수적인 중개자와 영토적 기반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도록 설계된 기술을 효과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가입니다.
기존의 법률 및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는 블록체인이 만들어내는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관계를 다루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는 블록체인이 코드, 법적 규범, 사회적 합의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경쟁의 장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는 다음 세 가지 구체적인 과제에 대한 적응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탈중앙화 시스템을 위한 건전한 거버넌스 정의
진정한 탈중앙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적 아키텍처를 넘어, 분산된 의사 결정 구조와 운영 방식에 대한 명확한 거버넌스 모델이 필요합니다.
이는 참여자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하고, 합의 메커니즘을 투명하게 하며, 이해 상충을 관리하는 방안을 포함해야 합니다.
DAO의 경우, 각 참여자가 어떤 책임을 지며, 의사 결정 과정에서 어떤 권한을 행사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수적입니다.
기존의 중앙 집권적 의사 결정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컴퓨터 코드의 법적 지위 명확화
컴퓨터 코드가 단순히 명령어의 집합을 넘어 법적 효력을 가지는 계약이나 규칙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스마트 계약의 경우, 코드가 실행되는 즉시 계약 내용이 집행된다는 점에서 코드 자체의 법적 성격과 효력 범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요구됩니다.
또한, 코드 작성자나 유지보수자의 법적 책임 범위를 설정하는 것은 개발자 커뮤니티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코드를 어떻게 법적으로 해석하고 규율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책임 메커니즘 구축
블록체인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는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입니다.
분산된 특성상 중앙화된 책임 주체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개발자, 검증자, 운영 주체, 혹은 사용자에게까지 책임을 분산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책임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는 기술적 해결책뿐만 아니라, 법적,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마련될 수 있습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책임 소재 규명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미래를 향한 제언
블록체인 기술은 이미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으며, 앞으로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코드와 법, 그리고 사회적 합의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규제 당국, 기술 개발자, 법률 전문가, 그리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건설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 혁신과 안정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블록체인의 미래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이 복잡한 기술과 법률의 교차점을 현명하게 헤쳐나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출처: https://fsi.stanford.edu/publication/balancing-code-and-law-governance-and-policy-challenges-blockch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