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00억 원 기부 1위? 그런데 회장님 개인 돈은요? 철저히 기업 이름으로 기부하는 전통 재벌과 사재 절반을 내놓는 신흥 IT 부자들의 확연한 기부 방식 차이.
안녕하세요! 앞선 포스팅들에서 미국 억만장자들과 실리콘밸리 젊은 부자들의 기부 트렌드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과 IT 창업자들의 기부 성적표는 어떨까요?
한국의 기부 문화는 크게 전통적인 대기업 집단(재벌)과 신흥 IT 창업자 두 축으로 나뉘며, 그 방식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어떻게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지 들여다보겠습니다.
1. 기업 기부 1위 ‘삼성’, 하지만 개인 기부는?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공시 자료를 보면, 국내 기부금 1위 기업은 단연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는 매년 1,000억 원 안팎(과거에는 수천억 원대)의 막대한 자금을 사회에 환원하며 국내 기업 기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이 잇고 있죠.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것이 ‘기업(법인)의 돈’이라는 것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전통 재벌 총수들은 개인적인 사재(자신의 통장에 있는 개인 돈)를 명시적으로 대규모 환원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습니다. 대부분 그룹 차원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나 기업 명의의 기부로 사회적 책임을 대신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물론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엄청난 가치의 ‘이건희 컬렉션(미술품)’과 감염병 병원 건립 자금 등을 기부한 역사적 사례가 있지만, 평상시 총수 개인이 자발적으로 재산의 절반을 내놓는 식의 서약은 전통 재벌가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2. “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합니다” 신흥 IT 부자들의 반란
반면, 무에서 유를 창조한 국내 신흥 IT/플랫폼 창업자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처럼 파격적인 ‘개인 사재 환원’을 선언하며 한국 기부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약 5조 원 기부 약속)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자신의 전체 재산 중 절반 이상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주식 가치를 환산했을 때 그 규모는 무려 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그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설립한 세계적인 기부 클럽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서약하며 자신의 의지를 국제적으로 공표했습니다.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약 5,000억 원 기부 약속)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김봉진 창업자 부부 역시 한국인 최초로 ‘더 기빙 플레지’에 이름을 올리며 재산의 절반 이상(약 5,000억 원 이상 규모)을 기부하겠다고 서약했습니다. 그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육 불평등 해소와 외식업 종사자들을 위한 의료/생계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사재를 쾌척하고 있습니다.
3.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
전통 재벌과 IT 창업자들의 기부 방식이 이토록 다른 이유는 ‘부의 축적 과정’과 ‘경영권 승계’에 있습니다.
전통 재벌들은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로부터 기업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지분율(경영권) 방어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막대한 상속세를 내고 나면 남은 주식을 함부로 기부하기가 구조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 맨손으로 시작해 회사를 키운 김범수, 김봉진 같은 창업자들은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며, 지분 구조 측면에서도 훨씬 자유롭기 때문에 통 큰 사재 기부가 가능합니다.
결국 한국 사회도 점차 ‘회삿돈으로 생색내는 기부’에서 ‘부자가 된 개인이 스스로의 책임감으로 내놓는 진짜 기부’로 그 패러다임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자수성가형 기업인들이 선한 영향력을 펼치기를 기대해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가 무엇인가요?
A: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부부가 2010년에 설립한 글로벌 자선 캠페인입니다. 전 세계 억만장자(순자산 10억 달러, 약 1조 원 이상)들이 자신의 생전이나 사후에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하는 선언 클럽입니다.
Q: 대기업의 기부금은 전액 비영리 목적에만 쓰이나요?
A: 기업 기부금은 순수 자선 단체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대기업 산하에 있는 자체 비영리 재단(문화재단, 장학재단 등)으로 편입되거나, 지역 사회 인프라 투자 등 간접적인 사회공헌(CSR) 명목으로 집행되는 비율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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